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내용 바로가기

율포의 기억

작성일
2018.08.30 14:41
등록자
한설희
조회수
981
첨부파일(1)
율포의 기억 나무현판(본문내용참조)

율포의 기억
문정희

일찍이 어머니가 나를 바다에 데려간것은
소금기 많은 푸른 물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바다가 뿌리뽑혀 밀려나간 후
꿈틀거리는 검은 뻘 밭 때문이었다
뻘 밭에 위험을 무릅쓰고 퍼덕거리는 것들
숨 쉬고 사는 것들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다
먹이를 건지기 위해서는 사람들은 왜 무릎을 꺾는 것일까
깊게 허리를 굽혀야만 할까
생명이 사는 곳은 왜 저토록 쓸쓸한 맨살일까
일찍이 어머니가 나를 바다에 데려간 것은
저 무위한 해조음을 들려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물 위에 집을 짓는 새들과
각혈하듯 노을을 내뿜는 포구를 배경으로
성자처럼 뻘 밭에 고개를 숙이고
먹이를 건지는
슬프고 경건한 손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 및 AI유형 입니다.
담당자
기획예산실 홍보팀
담당전화번호
061-850-5056
최종업데이트
202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