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맛에 영향을 끼치는 3가지 과정
다도에 관한 바이블로 불리는 '초의 의순'의 『다신전』에는 채다에서 다위에 이르는 22개 항목이 수록되어 있다. 그중 차의 맛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3가지 과정을 소개한다.
채다
찻잎을 따는 데는 그 시기가 중요하다. 너무 이르면 찻잎의 향이 온전히 베어 있지 못하고 절기가 너무 늦으면 차의 신비한 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곡우 절기를 기준으로 5일 전에 따는 잎은 그에 버금간다. 또 그 후 5일에 따는 것은 그 다음으로 삼는다. 차의 오묘함은 처음 차를 만들 때의 정성과 차를 저장하는 요령 및 물을 끓일 때 적절하게 중도를 유지하는 데 그 핵심이 있다.
음다
차를 마실 때에는 사람의 수효가 적은 것이 가장 고귀해 보인다. 차를 마시는 사람의 수효가 많으면 소란스럽고, 소란스러우면 차를 마시는 고상한 취향을 찾을 수 없다. 단, 홀로 앉아 마시면 신비롭고, 두 사람이 함께 마시면 고상한 경지가 있으며, 3∼4인이 어울려 마시면 그저 취미로 차를 마시는 것이고, 5∼6인이 모여 마시면 차를 마시는 고상한 취향이 평범하게 보이며, 7∼8인이 모여 마시는 음다는 '보시'로서 상대방과 서로 찻잔을 주고 받으며 차 생활을 즐기는 행위로 보인다.
다위
차를 만들 때에는 정성을 다하고, 차를 보관할 경우는 습기가 차지 않도록 하며, 물을 끓일 때는 청결해야 한다. 정성들여 만들고 습기가 차지 않게 하고 물을 깨끗이 끓이면 이로써 다도가 완벽히 이루어진다.
차의 맛을 위한 다관의 선택
다관은 철제, 동제, 은제 등으로 만들어지는데 도자기로 된 것이 가장 널리 쓰인다. 일상에서 편리하게 쓸 수 있는 다관으로는 빛깔, 몸통, 뚜껑, 주둥이, 거르는 거물, 손잡이가 잘 만들어진 것을 꼽는다. 손잡이를 잡았을 때 편안하고 주둥이가 잘 만들어져 차를 따를 때 찻물이 잘 멈추며 흘러내리지 않아야 한다. 또한 다관을 기울였을 때 뚜껑이 벗겨지지 않으며, 내부의 거르는 거물이 가늘고 섬세하여야 좋은 다관이라 할 수 있다.